칼럼[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내가 '빌딩푸어' 된 이유"…역삼동 건물주의 고백 [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한국경제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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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빌딩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과거에는 건물만 지으면 임차인이 자연스럽게 들어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이 발생하고, 대출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건물주, 이른바 '빌딩 푸어'(Building Poor)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빌딩 푸어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경기 침체 때문만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소유주의 경영 방식과 비현실적인 기대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일례로 60대 후반 Y씨는 2년 전 역삼동 이면도로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신축 중소형 빌딩을 매입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7개층 중 1층을 포함한 3개층이 공실로 남아 있고, 임대료 수입이 대출 이자를 밑돌고 있습니다.

Y씨의 사례에서 빌딩 푸어의 전형적인 패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매입 전 충분한 시장 조사 없이 '강남'이라는 입지만 믿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둘째,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하여 임차인 유치에 실패했습니다. 셋째, 건물 관리를 직접 하겠다고 나섰지만 전문성 부족으로 시설 관리와 임차인 응대 모두 미흡했습니다.

이러한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우선, 매입 전 철저한 실사(Due Diligence)가 필수입니다. 건물의 물리적 상태, 임대차 현황, 주변 시장 분석, 예상 수익률 검증 등을 전문가와 함께 꼼꼼히 점검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현실적인 임대료 책정이 중요합니다. 시장 시세를 무시한 높은 임대료는 공실의 주요 원인입니다. 적정 임대료로 안정적인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 자산관리 회사의 활용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임대 마케팅, 시설 관리, 임차인 관계 관리, 법률 자문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전문 PM 회사는 건물의 가치를 유지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2025년 현재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인해 공실 문제가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건물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빌딩 푸어'가 되지 않으려면 감각적인 투자보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전략적 운영이 필수입니다.

건물을 사는 것은 시작일 뿐, 진정한 투자의 성패는 그 이후의 관리에서 갈립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 부동산학 박사(PhD), CCIM, SIOR, CPM, FRICS

한국경제신문 칼럼니스트 (부동산자산관리) | 뉴스핌 칼럼니스트 (글로벌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