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도쿄 맨션 평균 1억엔 돌파…사람들은 왜 떠나나 [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한국경제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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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주거 시장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식은 바로 압도적인 수요 과잉이었습니다. 일자리와 기회가 몰린 거대 도시에서 집값이 오르는 것은 경제 논리상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자 도시 성장의 증거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도쿄 맨션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이러한 고전적인 공식이 더 이상 예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집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가파르게 치솟고 있지만, 정작 도시를 떠받치는 사람들의 유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의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도쿄라는 도시의 주거 구조와 수도권의 지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2025년 도쿄 23구의 신규 분양 맨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21.8% 급등한 1억3613만엔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도심 6개 구의 평균 가격은 1억9503만엔으로 1년 새 20.2% 뛰어오르며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달한 1990년의 최고치 2억2662만엔에 근접했습니다.

최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인구 이동 통계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합니다. 2025년 도쿄도의 순전입 인구는 6만5219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66명 감소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 폭이 줄어들었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도심 23구의 순유입이 3만9197명으로 전년보다 무려 1만9607명이나 급감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동은 단순히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때문이 아닙니다. 철저히 경제적 실익을 따진 결과입니다. 주택 구매 비용은 이미 가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함께 치솟은 임대료는 가처분소득을 잠식하며 생활의 여유를 빼앗고 있습니다.

결국 도쿄 도심의 맨션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보편적 주거지가 아니라, 특정 계층만이 점유하고 거래하는 계층 자산으로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도심은 투자와 자산 보존을 위한 공간으로 굳어지고, 실제 거주의 무게 중심은 점차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며 수도권 전체가 여러 개의 거점으로 나뉘는 다핵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 부동산학 박사(PhD), CCIM, SIOR, CPM, FRICS

한국경제신문 칼럼니스트 (부동산자산관리) | 뉴스핌 칼럼니스트 (글로벌 부동산)